〈앵커〉
올해 먹거리 물가가 많이 올랐던 건 전쟁에 이상기후까지 겹치면서 원재료값이 치솟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제 재료 가격이 많이 안정됐는데도 밀가루, 식용유 같은 주요 식품의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 부담이 더 커졌는데 김혜민 기자가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한 전통시장의 계란빵 가게, 재료로 가장 많이 쓰는 밀가루 가격이 큰 부담입니다.
[권혜자/계란빵 가게 운영 : 비싸다고 하죠. '작년에는 (다른 곳이 1개에) 천 원이었는데 너무 많이 올랐다' 이런식으로….]
치킨집도 주재료인 식용유 가격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김병수/치킨집 운영 : 워낙 이윤이 안 나오고 그래서 (치킨 값을) 올린 겁니다. 재료 값이 많이 올라서. '다른 곳과 5백 원 차이 나도 거기 얼마다' 이런 말을 많이 하고....]
식당이나 제과점 상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밀가루나 식용유는 원재료 가격이 최근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출고가는 오히려 크게 올랐습니다.
전쟁에 이상기후 등 외부 악재들로 치솟았던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찾았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마요네즈와 두부, 어묵 등도 재료값은 최대 20% 떨어졌지만, 소비자가는 올랐습니다.
우유나 된장, 아이스크림 등 재료값이 오르는 속도보다, 소비자가가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른 제품도 많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손님이 줄어들까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습니다.
[자영업자(만둣집 운영) :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만두 가격이) 같죠. 손님들이 없고 그러니까 원래 그 가격으로 팔아야죠.]
[송문갑/분식집 운영 : 정상가로 가려면 지금 저는 (떡볶이를) 3,500원 정도에 팔아야 해요. 장사 안되니까 (못 올려요.) (그래도 손님이 없어서요?) 네, 그래도 안돼요.]
[이정수 사무총장/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 원재료 가격은 소비자들이 내려갔는지 올라갔는지 잘 알기가 어렵잖아요. 기업과 소비자가 정보의 비대칭적인 상황에 놓여있으니까 악용해서....]
식품기업들은 원재료 외 다른 비용 인상 요인이 많아 즉각적인 가격 반영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고물가 속 일부 기업들의 불합리한 가격 정책에 대한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최은진, 디자인 : 제갈찬·박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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