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부산의 한 호텔 복도.
경찰들이 객실 앞을 막아섰고, 안에서는 여성들의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안에서 객실 문을 잠가 열리지 않는 상황.
비상열쇠를 꽂아보고 발로 힘껏 차보기도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문 여세요. 경찰입니다."]
외국인이 한국인 여성들을 감금해 폭행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한 건 그젯밤 11시쯤입니다.
[신고자/음성변조 : "전화해서 지금 상황이 위험하니까 빨리 와주세요, 하고 기다리다가 또 안 오니까 여자애들이 울고 있고."]
문을 열기 위해 119구조대를 부른 뒤에도 대치는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호텔 직원입니다. 문을 열어주세요. (왜 경찰이 왔나요?) 왜 소녀들을 데리고 있나요?"]
경찰의 설득 끝에 객실 안에서 나온 사람들은 라이베리아 국적의 남성 2명이었습니다.
함께 있던 한국인 10대 여학생 2명은 길에서 만난 이들을 따라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의 확인 결과, 이 남성들은 우리 정부 등이 개발도상국가를 위해 마련한 교육을 받으러 온 라이베리아 외교부 직원과 국제해사기구 소속 직원이었습니다.
이들은 입국할 때 외교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국내에 주재하는 외교관이 아닌 만큼 형사 면책 특권 대상은 아닙니다.
경찰은 이들 라이베리아인을 성폭행 혐의로 입건해 유치장에 입감하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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