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투자에, 예산은 삭감".. '분쟁의 땅' 혼돈의 '새만금' | 전주MBC 231226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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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년간 격동의 전라북도를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새만금은 올해 8조 원의 기록적인 투자 유치와 함께 SOC 예산 대폭 삭감으로 온탕과 냉탕을 오간 한 해를 보냈는데요,

미국발 변수가 여전한 가운데 내부개발은 정부가 딴지를 걸고나선 데 이어 관할권 분쟁까지 험난한 시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새만금이 마주한 혼돈의 2023년, 조수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유례 없는 투자 실적을 기록한 새만금,

불과 1년 7개월 사이 투자유치 액수가 8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직전 10년 치 투자액의 6배에 육박하는 규모입니다.

이차전지 배터리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덕분, 대통령이 직접 투자 협약식에 참석하며 힘을 싣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8월 새만금 투자협약식)]
"이번 투자는 이차전지 소재를 국산화 하여 안정적이고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공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내부개발에 속도가 붙을 거란 달콤한 꿈은, 그런데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올해 예정했던 착공 계획이 줄줄이 연기되며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 것,

대부분 중국자본이 미국의 배터리 규제를 피해 조 단위 돈다발을 들고온 터라 미국이 한중 합작법인들을 겨냥한 고강도 규제 세부지침을 발표하자 셈법이 복잡해진 겁니다.

[고성은 /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
"중국과 합작이 많아서 미국 의회 쪽에서 반발과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내년 대선도 앞두고 있어서.."

외형적인 성과에만 치중한 결과, 치명적인 허점도 드러났습니다.

새만금에 입주할 이차전지 소재 공장들이 뿜어낼 폐수 처리대책에 사실상 손을 놨던 것,

기존 폐수 처리장을 증설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현장을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 행정으로 드러났고, 폐수를 바다에 흘려 내보내겠다는 졸속 대책은 '청정 개발'에 반기를 든 자기부정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김관영 / 전북도지사(지난달)]
"저희가 이차전지 전용 공공폐수 처리장을 건설하는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2023년은 하나둘 완공을 눈앞에 둔 기반시설 조성에 커다란 물음표를 남긴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새만금세계잼버리가 장밋빛 꿈에서 국제적 망신으로 돌아서는 순간 국무총리가 갑자기 꺼내든 이른바 '새만금 빅픽쳐론'에 SOC예산은 뭉텅이로 잘려나갔습니다.

신공항을 비롯한 주요 SOC에 대한 타당성 검토까지 착수되면서 앞날을 기약할 수 없게 된 겁니다.

마스터플랜을 기반으로 추진돼 온 국가사업들을 줄줄이 멈춰세운데 대한 정부 해명은 여전히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한덕수 / 국무총리(지난 8월, 국회 예결위)]
"많은 전라북도의 유지들께서도 새만금을 뭔가 좀.. 새로운 시각에서 봐야 되는 것 아니냐 하는 그런 말씀을.."

이런 사정도 나 몰라라, 새만금 SOC의 주인을 놓고 벌어지는 지자체들의 볼썽사나운 영역 다툼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습니다.

군산시와 김제시가 신항만 방파제와 새만금 동서도로 등의 주인을 주장하며 정부 분쟁절차에 돌입해 기약없는 쟁탈전을 벌이는 상황,

올해 완공된 남북도로, 내년에 택지 분양이 추진될 스마트수변도시도 인접 지자체가 세수확보 등을 위해 입맛 다시는 '예비 분쟁지역'입니다.

맏형인 전라북도는 싸움을 말릴 권한 자체가 없고, 정부는 신속한 관할권 결정에 '의지'가 없어 새만금은 표류하고 있습니다.

[정부 새만금위원회 관계자]
"정부가 개입하면 안 된다고, 지자체 간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더 복잡해진다고 하면서 그걸 안 해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새만금,

내부개발을 둘러싼 국내외 각종 변수가 정리되지 않은 혼돈의 상태로 불안한 새해를 맞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편집: 김관중
그래픽: 문현철

#새만금 #투자 #이차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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