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m 상공에서 여객기 비상문을 연 혐의로 체포된 30대 이 모 씨.
비행기는 다행히 무사히 착륙했지만, 200명이 타고 있었던 만큼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습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직장을 잃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비행기가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이 씨는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열린 비상문으로 내리려는 행동도 한 거로 파악됐습니다.
이 씨의 돌발 행동을 제압한 건 근처에 앉았던 승객들과 승무원이었습니다.
[김형수 /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내리고 싶다는 액션을 표현하니까 옆에 있던 승무원하고 승객들이 바로 제지를 해버려서….]
착륙 당시 바로 옆자리에 있던 이윤준 씨도 이 씨를 제압하는 데 동참했습니다.
승무원의 도움 요청을 받자 안전띠도 풀지 못한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피의자를 낚아챈 겁니다.
[이윤준 / 옆자리 탑승자 : 승무원 목소리가 들렸어요. '도와주세요'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그래서 (피의자를) 맨팔로 잡고, 당기고….]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당시 상황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경찰은 이 씨에게 징역 10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또 아시아나항공 승무원과 기장, 탑승객 등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일정도 조율하고 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이영재
화면출처: SNS
48살 이윤준 씨는 사건 당일 제주도 출장을 마치고 대구로 돌아오기 위해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 씨는 비상문을 열었던 범인이 탑승했을 때부터 자꾸 두리번거리고 자신과 눈도 많이 마주쳐서 당시에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윤준 / 비상문 연 범인 옆자리 승객 : 자꾸 두리번 두리번거리고 뭔가 안절부절못하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그 친구가 약간 불안하다….]
대구공항에 거의 도착했을 때 갑자기 쓰고 있던 모자와 헤드셋이 바람에 날아가 고개를 들어보니 문이 열려 있었고, 범인과 눈도 마주쳤다고 기억했습니다.
[이윤준 / 비상문 연 범인 옆자리 승객 : 진짜 바람은 계속 들어오고 보고 그리고 이 친구도 눈을 돌렸죠. 눈을 돌리니까 눈이 또 바로 요 정도 거리에 있잖아요. 그러니까 눈이 바로 마주치잖아요.]
다행히 비행기 바퀴가 활주로에 닿으며 무사히 착륙했지만, 그때 옆에서 '탁'하며 벨트 풀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범인이 비상문 쪽으로 갈 때 승무원이 도와달라고 외쳤고 이 씨는 왼팔을 뻗어 범인의 목덜미를 잡았습니다.
[이윤준 / 비상문 연 범인 옆자리 승객 : 이 친구를 보니까 이미 열린 틈으로 매달려 있는 거예요. 매달려서 이렇게 내리겠다고 행동을 취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친구를 잡았고….]
이 씨는 사건 당시 뒤에 앉은 초등학생들이 울음을 터드리는 등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윤준 / 비상문 연 범인 옆자리 승객 : 나 할 일도 많은데 죽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영화에서 보면 그런 재난 영화들 보면 대체로 죽잖아요. 아 이게 죽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했었고….]
이 씨는 국민안전재난총연합회 제주본부 상임부회장으로 일하고 있어 안전을 지키는 데 대한 책임감 때문에 인터뷰에 응했다고 했습니다.
또, 추가 사고가 나지 않은 건 상황을 정리한 승무원들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습니다.
YTN 김평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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