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원주]
#평창 #평창군 #뇌물 #수주 #공무원 #뇌물수수
■◀ 앵 커 ▶
"뇌물 3억원을 주고 30억 넘는
관급공사를 따냈다"
평창의 상수도관련 사업자가
형사처벌을 각오하고, 저희 취재진에게
폭로한 내용입니다.
하자 문제가 불거지자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공무원들의 행태를 보고,
폭로를 결심한 겁니다.
유나은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 리포트 ▶
5만원권, 만원권 돈다발이 책상위에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현금 1억원입니다.
평창 방림 농공단지에서 수도설비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박 모 씨가 공무원들에게
전달하기 전 일종의 '보험용'으로 찍어뒀다는 사진입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장부입니다.
2018년 12월 24일 1천만 원,
2019년 6월 14일 1억 원
2019년 10월 23일 금두꺼비 10돈 등
날짜와 성씨, 금액이 적혀있습니다.
적게는 1백만원부터 많게는 1억 1천만원 까지
한달에 두 세 차례, 거의 거르는 달 없이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년 1개월치
내역입니다.
장부상 소장에겐 15차례에 걸쳐 2억 6500만원을
실무자에겐 5차례 4천 4백만원을 건넸습니다.
박씨는 당시 상하수도 사업소장과 실무 공무원
과 함께 해외에서 골프를 치고,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며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뇌물을 준 댓가로 같은 기간 평창 전역의 수돗물 보관 탱크 설치와 교체 등 16건, 36억원 어치의 사업을 수주했다고 폭로했습니다.
◀ INT ▶00업체대표
"큰 돈 들어갈때는 언제까지 만들어주겠다 약속이 돼 있었고. 작은 돈 나갈때는 그때그때 필요할때 마다 연락이 왔죠. 주로 저희 사무실에서 주로 거의 많이 받아갔죠."
박 씨가 본인도 처벌을 각오하고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이유는 공무원들의 행태 때문입니다.
물탱크 내부에 녹슨 부분이 발견되면서
하자처리 문제가 발생하자, 공무원들의
태도가 돌변했다는 겁니다.
박씨는 제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후 관리를 잘못한 거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공무원들이 등을 돌리고, 최근에는 평창군이
박씨의 업체를 상대로 민사소송과 가압류까지 걸면서 회사 문을 닫을 처지까지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 INT ▶00업체 대표
"18년도 이전에는 계약 한 건도 못했거든요. 그러니까 (뇌물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 구조. 그렇게라도 사업을 영위를 했어야 되니까.. 지금도 가압류 넣고 이러면서 올해 평창군이랑 계약 1건도 못했거든요. 있는 계약들도 취소하고."
박 씨는 은행 출금내역, 뇌물 장부, 휴대폰 위치조회 등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걸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입장을 듣기 위해 뇌물을 받았다고 지목된 공무원들을 찾아갔습니다.
당시 상하수도 사업소장은
지금은 평창군 경제건설국장으로 승진했는데,
자리를 비웠습니다.
◀ SYNC ▶
"(오늘 출근은 하셨죠?) 네네. 조금전에 나가셨는데 (기다릴까요?) 그렇게 금방은 안오실것 같아요"
예산심사가 한창인 군의회에도
해당 국장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수차례 시도 끝에 연락이 닿았지만,
인터뷰는 거절했고, 뇌물 수수는 부인했습니다.
◀ SYNC ▶
"지금 제가 뭐 아무얘기도 하고 싶지는 않아요. (뇌물받으신건 아니에요 그러면?) 예예예.. (아니라는 거죠?) 예예예. 나중에 얘기하시죠"
역시 팀장으로 승진한 당시 실무자급 공무원에게도 '반론의 기회를 드리겠다' 설명했지만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최근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한
경찰은 평창군청과 상하수도사업소는 물론
공무원 자택까지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유나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