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아직 공정이 한참 남았는데 인적은 끊기고 출입문도 굳게 닫혔습니다.
지난 8월,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시공사가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이 아파트 공사도 함께 멈춰버린 겁니다.
현재 공정률 58%, 입주 예정자들은 석 달간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분양보증사고 요건을 갖췄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 HUG 측에 분양금 반환을 요청했습니다.
[입주예정자/음성변조 : "뉴스 보고 저희는 회사가 문제가 있구나, 현장에 가보니 공사장 문이 닫혀 있고 하니 큰일 났구나."]
하지만 HUG 측은 미미하지만 해당 기간 공정률이 0.26% 올랐으니 보증 요건이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HUG 관계자/음성변조 : "0%로 계속 지속이 됐으면 사고 처리를 하면 되는데, 그렇게 안 됐기 때문에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고."]
실제로 올해 분양 보증 사고로 인정된 현장도 대구에서 나왔습니다.
HUG가 분양 보증에 나선 곳은 대구 1곳 등 전국 12곳, 보증 금액도 8천5백억 원대에 달합니다.
지난 2년간 0건이었다가 11년 만에 최다를 기록한 겁니다.
분양보증사고로 처리되면, HUG 측이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분양금을 돌려주는데, 자재비 급등으로 공사를 이어받을 시공사를 찾기도 어렵고, 공사가 80% 이상 진행된 경우 환급도 불가능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임재만/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 "건축비가 최근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 부분이 반영이 안 되면 승계 시공이 어려울 거에요. 건축비 상승 부분을 어떻게 감당할거냐…."]
최악의 건설 경기 불황 속에 아파트 분양 시장이 흔들리면서 분양 보증 사고를 둘러싼 분쟁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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