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금요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나 정도면 얼마나 벌고, 또 얼마나 갖고 있는 건가, 궁금하기는 합니다. 내 자산이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통계가 새로 나왔네요?
〈기자〉
오늘(8일)은 처음부터 자산이라고 말씀드릴 때마다 가장 많이 떠올리시는 순자산 개념으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개인 한 명 말고 우리 집, 이 갖고 있는 자산을 다 헐어서 지금 지고 있는 빚을 한꺼번에 갚았다고 치고 남아있는 순자산은 2억 3천900만 원이 넘으면요.
우리 집은 전국에서 중간보다 위인 겁니다.
부동산, 예금, 주식 같은 것뿐만 아니라 자가용이나 300만 원 넘는 가구까지 다 포함해서 이렇습니다.
한국인들의 자산과 빚, 그리고 소득 최신 자료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함께 발표했습니다.
올해 3월 말이 기준입니다.
전국 가구들의 평균 순자산은 4억 3천500만 원이지만요, 평균은 잘 아시다시피 큰 부잣집과 가장 가난한 집을 다 합쳐서 계산한다는 함정이 있죠.
우리 집이 어디쯤에 있나를 가늠하는 데는 평균보다는 우리나라 가정들을 일렬로 쭉 세웠을 때 자산 규모로 딱 한가운데 오는 집을 보는 게 더 가늠이 잘 될 텐데요.
2억 3천900만 원 정도의 순자산이 있는 집이면 딱 한가운데란 겁니다.
〈앵커〉
내가 사는 집은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어느 정도일까, 이것도 궁금하신 분들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우리 집이 동네에서 중간 정도 되려면 가장 돈이 많아야 하는 동네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종시입니다.
순자산이 무려 4억 8천만 원이 넘게 있어야 중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얘기는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행정도시인 세종시 사람들이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편에 들어가기도 하거니와, 서로 자산 수준이 매우 고른 편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세종시의 순자산 평균은 5억 8천만 원이거든요. 딱 한가운데인 집의 순자산과 평균이 1억 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죠.
반면에 서울에서는 전세보증금, 자동차, 비싼 가구 이런 거 다 합쳐서 순자산이 3억 1백만 원이 있으면 딱 중간 정도 되는 집인데요.
평균 순자산은 6억 6천만 원 정도입니다. 그만큼 서울의 빈부격차가 더 크고 부자는 더 부자인 도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경기도에서 딱 중간 정도 순자산은 3억 1천400만 원, 평균 순자산은 4억 9천900만 원 정도입니다.
전국적으로 한국인들의 평균 순자산은 4억 3천540만 원입니다.
지난해보다 집집마다 2천만 원 넘게 줄어들었습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처음으로 한국 가정들이 보유한 평균 순자산이 쪼그라든 겁니다.
생각하신 것처럼 부동산 영향입니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주택 관련 자산이 10%나 줄어서요.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4.5%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빚은 약간 늘었습니다.
우리 가계는 평균적으로 집집마다 9천2백만 원 가까운 빚이 있습니다.
순자산 규모에 비해서 빚이 참 많은 편인데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0.2% 늘어나는 데 그치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지난 3월 말 기준의 얘기여서 이후로 주택담보대출 같은 건 좀 늘어났다고 보셔야 합니다.
〈앵커〉
이번에 소득도 좀 살펴보죠. 소득이 1억 원을 넘는 가구가 이제 다섯 집 중에 한 집이 된다고요?
〈기자〉
어제 발표에서 소득은 지난해가 기준이었는데요. 전국에서 딱 중간 정도 되는 집은 연간 5천362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립니다.
그런데 소득이 1억 원을 넘는 집의 비중이 역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20% 선을 기록했습니다.
근로소득뿐만 아니라, 임대료나 이자, 배당금 받는 거 또는 연금, 전부 다 포함해서 이렇다는 겁니다.
물론 세금 내기 전 기준이고요.
특히 상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은 1억 5천600만 원 가까이 되는데요.
맞벌이 가구가 많은 영향이 큽니다.
한 사람이 버는 돈이 아니고, 온 가족 구성원이 벌어들이는 돈을 다 계산한 거죠.
그래도 가장 많은 가구가 몰려 있는 소득 구간은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사이입니다.
21.6%가 몰려있습니다.
아무래도 1인 가구가 여기에 집중돼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소득은 하위 20%인데 순자산은 상위 40% 안에 드는 가구, 딱 떠오르는 게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은퇴 가구들이죠.
부동산 같은 자산은 있는데, 소득은 부족한 가구들인데요.
소득 하위 20%인 가구 중에 이런 집의 비중은 13%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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